My Last Talk

My Last Talk

삶의 마지막에 남기고 싶은 말을 조용히 읽는 곳.

늦은봄

손주야, 오래오래 살아라

손주야, 오래오래 살아라 네가 커가는 모습을 끝까지 못 보는 게 가장 아쉽다. 할아버지가 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나중에 누군가 이야기해주면 좋겠다. 건강하고 재미있게 살아라.

빈의자

내 사진은 웃는 걸로

내 사진은 웃는 걸로 영정사진을 고른다면 너무 점잖은 사진 말고 내가 활짝 웃고 있는 사진으로 해줬으면 좋겠다. 나는 웃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밤길

사랑한다고 더 말할 걸

사랑한다고 더 말할 걸 마음속으로는 늘 사랑했는데 입 밖으로 내는 게 왜 그렇게 어려웠는지 모르겠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한다고 더 많이 말했어야 했다.

창가

조금 억울하다

조금 억울하다 왜 나인지 묻지 않으려고 했는데 솔직히 가끔은 억울하다. 아직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보고 싶은 것도 많다. 이런 마음도 내 마지막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먼역

나는 많이 웃었다

나는 많이 웃었다 힘든 일도 많았지만 이상하게 마지막에 떠오르는 것은 웃었던 장면들이다. 친구들과 웃고, 아이들 때문에 웃고, 별것 아닌 일에 배가 아프도록 웃었다. 좋은 인생이었다.

종이배

봄이 오면 꽃구경 가라

봄이 오면 꽃구경 가라 내가 없다고 좋은 계절까지 슬프게 보내지는 마라. 벚꽃이 피면 나 없이도 보러 가라. 예쁜 것을 보면 미안해하지 말고 마음껏 좋아해라.

골목끝

내 방은 정리해도 돼

내 방은 정리해도 돼 내가 떠났다고 내 방과 물건을 그대로 두지 않아도 된다. 필요한 것은 쓰고 필요 없는 것은 버려라. 빈자리를 박물관처럼 만들지 말고 그곳에서 다시 살아가라.

작은바다

아버지, 이제 이해합니다

아버지, 이제 이해합니다 젊을 때는 아버지가 왜 그렇게 말이 없었는지 몰랐습니다. 내가 가족을 꾸리고 나서야 조금 알게 됐습니다. 살아 계실 때 고맙다고 더 많이 말할 걸 그랬습니다.

늦은봄

마지막에도 농담은 하고 싶다

마지막에도 농담은 하고 싶다 평생 진지하게 살지는 못했다. 마지막이라고 갑자기 근엄해지고 싶지도 않다. 내가 떠난 다음에도 내 바보 같은 농담을 기억하면서 한 번씩 웃어줬으면 좋겠다.

빈의자

고향 바다가 보고 싶다

고향 바다가 보고 싶다 어릴 때 보던 바다를 마지막으로 다시 보고 싶었다. 파도 소리를 들으면 모든 걱정이 작아지는 것 같았다. 눈을 감으면 지금도 그 바다가 보인다.

밤길

내 강아지를 부탁한다

내 강아지를 부탁한다 내가 문을 열고 들어오기를 한동안 기다릴지도 모르겠다. 내가 없다고 밥을 거르지 않게 잘 돌봐줘. 가능하면 많이 안아줘.

창가

내가 먼저 간다

내가 먼저 간다 친구야 우리가 젊었을 때 늙어서도 같이 술 한잔하자고 했는데 약속을 못 지키게 됐다. 너는 내 몫까지 오래 살아라. 나중에 아주 늦게 다시 만나자.

더 오래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