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역
가족사진 한 장을 남기고 싶다
가족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같이 사진 한 장을 찍었으면 좋겠다.
꼭 이루고 싶은 일과 사랑하는 사람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
가족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같이 사진 한 장을 찍었으면 좋겠다.
내 강아지와 공원에 한번 더 산책하고 싶다.
병원 음식 말고 엄마가 해주던 된장찌개를 한 숟갈이라도 먹고 싶다.
마지막으로 친구들과 술집에 앉아 쓸데없는 이야기나 하며 실컷 웃고 싶다.
아내와 신혼여행을 갔던 곳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
딸의 결혼식에 아빠 손을 잡고 들어가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다.
거창한 소원은 없다. 숨쉬기 편하고 통증 없이 가족 목소리를 들으며 잠들고 싶다.
의사 선생님 말이 틀려서 다시 건강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아직은 살고 싶다.
젊었을 때부터 사진으로만 보던 에펠탑을 아내와 함께 실제로 한번 보고 싶었다.
어린 시절 뛰어놀던 골목을 천천히 걸으며 내가 어디서 시작했는지 마지막으로 보고 싶다.
내가 먼저 떠나게 되어 미안하다고, 엄마 아들로 태어나 행복했다고 말하고 싶다.
얼굴 한번 보고 손 한번 잡아보면 마음 편히 갈 수 있을 것 같다.